
지금 한국천주교의 문제는 교회 상층부의 수구화이다. 상층부의 의도대로 진급시켜 배속한 수구적 신부들과 매일같이 들락 거리는 수구인사들 때문에 교구청이 가라앉은 표시가 뚜렷하게 드러나기 시작한지가 10년이 넘었다.
전혀 변할 생각을 갖지도 않았고, 변할 생각도 없는 것 같이 보이는 상층부의 수구화 된 모습은 정치적인 색깔까지 드러내며 서민층을 외면하고 신부들까지 억압하기 시작했다.
평신도가 이에 항의하며 면담을 요청한 며칠간의 교구청 시위가 있은 후, 정진석 추기경은 마지못해 면담을 허락하고, 그제서야 칭얼대는 아이에게 사탕 하나 물리듯, 몇 가지 우려를 하고 탄압받은 내역을 제출하라고 하였다 한다.
한국 가톨릭 평신도들은 참 착하다.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는데, 추기경의 말 한마디와 작은 행동 하나에 감읍하고 무척 행복해 하는 모습이다.
정의사회구현사제단 신부라는 이유로, 자신이 재직하던 성당보다 작은 곳으로 좌천성 인사를 당하고, 어이없게 안식년을 맞아야 했던 신부들이 가졌을 고통이 마치 일거에 해소된 양 기뻐하고 있다.
교구청 앞마당에서 몇 일을 기다리게 만들며 본 척도 안하고 굶기며 면담을 주저하던 모습은 이내 잊혀져 버렸다. 교구청이 이번 일에 대해 회개를 하였는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이러니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 될리가 없다. 평신도도 사제들의 잘못된 관행과 수구화에 대해 끈질기게 개혁을 요구해야 한다. 착한 양으로 산다고 다가 아니다. 지금 개신교의 한기총 문제가 하루 아침에 이렇게 된 것이 아니다. 한기총의 수구화를 욕하면서 교구청의 수구화에 눈감는 평신도들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로마교황청이 많은 돈과 노력을 들여 제2바티칸공의회의 결정내용을 홍보하고 생돈 들여 시노드한 보람도 없이 앞으로도 교구청은 또 대다수 신부들과 평신도의 의사에 반하는 수구적이고 정치적인 결정을 하고, 항의하면 사탕 하나 물려 주며 그럭저럭 지나칠 것 같은 회색빛 예감이다.
이번에 고생하신 형제자매들이 보낸 시간들이 헛되지 않고 더욱 보람있기 위해, 바라보는 평신도 모두가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고, 꾸준하게 변화를 모색하고 요구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었으면 한다. 다시는 이런 수고와 고통이 없어야겠다.
별장통신의 천주교 관련 글 : 한국 천주교(가톨릭)의 발전과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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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천미리내
2008/09/06 17:33
추기경의 말이 걸작입디다. 모든 폭력을 부정한다는 것은 결국 촛불 시위대를 폭력집단으로 동조할 뿐입니다. 먼저 정부의 폭력을 비난했어야 합니다. 전혀 민중과 함께 하려는 의식이 없는 자입니다. 신민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신자들도 안쓰럽습니다. 물론 현실적 세력이기 때문에 도움을 구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지만 말입니다.
-
구름을 벗어난달 2009/07/03 16:59
용천미리내님...일단, 저는 가톨릭 교인입니다.
님의 글에서 신자로서나 신자가 아닌 관점에서 봐도 미리내님 시각은
비판쪽으로 기울어져 있는것 같아 한마디 적고 갑니다.
"모든 폭력을 부정한다"라는 말을 가지고 굳이 비난을 할것은 아닐것 같습니다.
"폭력시위를 부정한다..정부는 잘하고있다." 도 아니고
폭력시위만을 말한것이 아닌것으로 보이는데요..
단편적 말 한마디만으로 일방적인 판단을 내리는것은
그저 매도하는것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을것 같습니다...
(제가 윗글 하나만 가지고 "매도"라고 표현하는것과 같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신민의식?은 무엇을 말씀하시고 싶으신지...가톨릭신자들이
신민의식에 젖어 우월한 시각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바라본다는 말씀이신가요??
제가 30여년간 보아온 카톨릭은 그렇지 않은데..너무 짧게 적어놓으셔서 이해하기힘든 말씀이군요.
정진석 추기경님이 보수적인것도 맞고, 현재 한국가톨릭 지도부가
정치적인 충돌에서 발을 빼고 문화와 복지에 눈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이기도 하지요...
저도 요즘의 우리나라 분위기를 봐서는 카톨릭계의 우려되는 점들이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현 지도부 전체가 비난을 받을만큼 정체와 타락을 걷고 있는것도 아니고....
젊은 신부들의 대부분은 진보성향을 가진 상황에서 신자들의 지속적인 개혁요구는...
내부개혁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때에 분쟁을 일으켜야 한다는 말로밖에 보여지지않아
찬성할수없을것 같습니다.
시비를 가리는것과 예비하는것은 저로서는 지금 정도의 소요가 적당할것으로 생각됩니다.
카톨릭의 사회참여에 가장 근본은 "평화와 사랑"이 시작이라는점을 알아주시길.... -
백작
2009/07/04 04:26
이곳에서 저말고 다른 분과의 대화는 쉽지 않을 겁니다.
지금 이 나라에서는 군사정권에서도 없었던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경찰이 단식기도 하시는 신부님을 끌어내고 폭행하는.
이런 사태에도 불구하고 가톨릭의 최고 어르신인 추기경이
모른 척 입 다물고 있는 현상은 가톨릭의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옳은 일이 아닙니다.
지금은 진정한 평화와 사랑을 위해 잘못을 꾸짖고 바로 세우는
참된 용기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주장된
철학을 바탕으로 신부의 잘못도 꾸짖고 질책해야 가톨릭이 바로 섭니다.
예수님도 성전에서 장사치들에게 화를 내며 그들을 내쫓았습니다.
"평화와 사랑"은 예수 그리스도의 일관된 "방관"이 아니란 점을 보여준 사건 입니다.
엠네스티를 비롯한 국제기구들조차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시기에 "멀쩡한 평화와 사랑"만 외치며 약자보호를 위한 행동을 회피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톨릭의 평화와 사랑"을 팽개치는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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